인생은 아름다워
아들~
어제,
주님 수난 성금요일 예식을 마치고 돌아와 늦은 밤[정확히 말하면 새벽ㅋ]
재방송하고 있는 '스페인 하숙'이란 프로그램을 봤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이 알베르게에 하룻밤 묵으며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는데 어제는 이런 얘기를 하더라.
'인생은 아름답다'고...
나는 늘 이 生이 마지막이 아니고
언제 죽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오늘이, 지금이,
진짜정말완전 소중하고 아름다운 건데
그걸 인지하지 못하고 그냥 흘려 보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확 들더라구.
매일 아침마다 기도하거든
'오늘도 일희일비 하지 않고 주님 계시니 흔들리지 않게 해주세요'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의 표정 하나, 눈빛 한 줄기에도 휘청거리고
카톡방에 올라오는 말의 행간 하나하나에도 마음이 쓰여 몇날몇일을 끙끙거려...
아주 어렸을 적엔
스무 살만 넘으면 다 어른이 되는 줄 알았는데 아무리 살아도 어른 안 되네 ㅠ.ㅠ
이번 生은 글른 걸까?
좌절하는 순간마저도 아름다운 시간이라는 걸
이 어둠 깊은 시간에 깨닫게 되다니...
산티아고 순례길을
두 번째, 여섯 번째 걷는 다는 이들의 얘기 속에도 하느님이 계셔서 나를 붙드시는구나 싶은 생각에
울컥하는 눈물 한 모금을 뜨겁게 삼켰다.
아들..
살다보면 너도 힘들 때가 있겠지.
그때마다 네게 주어진 시간이 아름답다는 걸 기억하고,
내가 네 곁에 없는 순간이 오더라도 하느님이 네 손 잡고 계심을 늘 기억하렴.
매일매일 헐떡이며 살다간
미련한 선배가 있었다는 것도 아름답게 기억해주면 고맙고^^♥
- 오늘 아침 아들에게 보낸 글 -
댓글목록
김은영 마리아도미니카님의 댓글
김은영 마리아도미니카 작성일매 순간이 선물임을 잊지않으려 한다오~^^ 그러니 인생은 아름다울수 밖에~^^
이병헌 베드로님의 댓글
이병헌 베드로 작성일
삶 자체가 하느님이 주신 선물이 아닐까 합니다. 고뇌할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것.
그런 날을 가슴 시리게 그리워 할 날이 오겠죠.
우리 같이 오늘 하루를 기쁘게 살아보도록 하죠^^
홈피 !! 고생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