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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엽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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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글

2015-05-07 23:48

부활 5주 금요일

2,237
김오석 라이문도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불렀다.”(요한 15,12-13; 15,15)

 

사랑의 새 계명이다. 서로 사랑하여라. 방법은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그렇게 사랑하여라.

예수님이 사랑 때문에 목숨을 내놓은 것처럼 그렇게 사랑하라는 것이다. 그리고는 우리를 당신의 친구’ ‘으로 부르시고,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바치는 것 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하신다.

 

목숨은 사람이 지닌 최후의 것이기에 그것을 내놓는다 함은 그에 앞서 내어줄만한 것은 이미 다 내주었다는 의미다. 사랑은 주는 것이기에 주고 또 주어도 모자람이 없고 오히려 넘치는 것, 마지막으로 주고 있는 나를 주면 그것이 바로 사랑의 완성이다. 그렇게 사랑할 친구가 있는가? 그렇게 나를 사랑해줄 친구 하나 간직하고 있는가?

 

오늘 어버이날이다. 살아계셔서 찾아뵐 부모님이 계신 분은 행복하다. 감사드려야 하는 날이다. 모든 이가 다 그렇지만, 존재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분들 중에 최고가 바로 부모님들이 아닐까? 다시 말해 병석에 누워 거동을 못하고, 치매로 날 알아보지 못해도 어머니는 어머니이시고, 아버지는 아버지이시기에 내게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이 드신 부모님들과 좋은 관계를 맺지 못한 분들이 꽤 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래서는 안 된다. 어떻게 해서든 서로 화해하거나 무조건의 수용을 자녀 편에서 해야 한다.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친구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사랑이 가장 큰 사랑이라 했다. 부모님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사랑이 덜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당연하고 자연스런 것이라 언급할 필요가 없는 것일 뿐이다. 사랑은 자기희생이며 우연에 의존하지 않는 의지의 결단이다. 그러므로 희망이 없는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만이 사랑을 알고 있다. 그러므로 용기를 내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 걸음 더 내딛는 용기, 그것 외엔 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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