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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엽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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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글

2015-04-26 23:59

부활 4주 월요일

2,195
김오석 라이문도

나는 양들의 문이다.”(요한 10,7)

나보다 먼저 온 자들은 모두 도둑이며 강도다.”(요한 10,8)

 

방목되는 양들은 밤이 되면 양 우리로 들어가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문을 통과해야만 한다. 목자들은 밤새워 문 앞에서 들짐승의 공격을 받지 않도록 지켜야만 했다.

우리 안에 들어온 모든 양은 들짐승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하게 된다. 예수님이 자신을 양들의 문이라고 한 것은 당신을 통해야 안전지대, 즉 구원에 이를 수 있음을 의미한다. 매 순간 우리의 선택이, 우리의 행위가 예수님이라고 하는 문을 의식하는지 돌아볼 일이다. 그 문을 향하여 우리의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아울러 오늘 복음에서 양들 하나하나를 불러내어 좋은 풀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생명의 풀밭으로 이끄는 착한 목자와 대조되는 두 개의 단어, 강도와 도둑에 주목하게 된다. 강도와 도둑은 양 우리에 들어갈 때 문으로 들어가지 않고 울타리를 넘어 들어간다. 문은 예수님이다. 예수님을 통하지 않고 양들에게 다가가는 자는 강도요 도둑이다.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을 닮아 목숨을 다해 양들을 위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나의 몸은 생각을 따라가는 것이 한참 더디기만 하다. 두렵고 떨리는 것은 착한 목자의 모습을 닮는 것이 아니라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강도나 도둑의 모습에 더 가까워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선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마음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 육체의 게으름이나, 영적 교만으로 양들에게 생명을 주는 목자의 모습이 아니라, 양들을 억압하고 양들의 삶을 피폐케 하지는 않나 삼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언제 어느 때고, ‘주님의 뜻보다 나의 뜻을 앞세울 때, ‘내 생각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착각하거나 검증되지 않는 독선에 빠질 때 나는 쉽게 강도나 도둑이 될 것임을...

 

신자들이 마음껏 드나들며 안온함을 느끼고 푸른 풀밭과 시냇물을 만날 수 있는 그런 작은 문이 되고 싶다. 자신의 이익에 눈 먼 강도나 도둑이 아니라 양들을 위해 몸 바치는 착한 목자를 조금이나마 닮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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