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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엽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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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글

2015-04-08 03:11

부활 팔일 축제 내 화요일

2,265
김오석 라이문도

마리아는 무덤 밖에 서서 울고 있었다.”(요한 20,11)

 

막달라 여자 마리아는 그렇게 서럽게 울고 있었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고 무덤가에서 울어본 사람은 그 눈물의 의미를 알 수 있다. 차갑게 변해 버린 사랑하는 이의 주검조차 만질 수도 볼 수도 없는 처지가 되어버린 마리아의 울음이었다. 그 통곡은 어쩌면 주님을 향한 사랑의 크기만큼 아프고 처절했으리라!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사랑하는 이와 당신을 찾는 이에게는 어김없이 다가오신다. 눈물을 거두어 주시기 위하여, 죄의식의 불안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용기와 평화로 바꿔주시기 위하여. (성경 어디를 보아도 예수님이 대 사제나 사두가이나 바리사이나 당신을 적대하는 자에게 발현하신 적은 없다.)

 

여인아! 왜 우느냐? 누구를 찾느냐?

우리 인생에서 다가오는 주님을 알아보지 못한 것이 어디 한 두 번이랴! 제 잘난 맛에 살아가는 자 결코 주님을 만나지 못하리라! 자신의 감정과 주관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눈앞에 놓인 현실적 고난만 바라보는 사람은 결코 다가오는 주님을 알아보지 못한다. 슬픔에 젖어 있는 마리아 역시 주님을 알아보지 못했다.

 

마리아야!” 예수님의 음성이다. 목자가 양을 부르는 바로 그 목소리다. 그분의 음성에 익숙해 있는 자라야, 그분과의 친교를 맺고 있던 사람이라야, 마리아처럼 그분이 어디 계시는지를 계속 찾고 있는 자라야 그 목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다. “스승님!” 마리아의 대답이다.

그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나는 그의 꽃이 되었다.”

 

주님! 당신처럼 저 역시 울고 있는 사람, 애타게 당신을 찾고자 몸부림치는 가난한 사람, 그의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그것이 부활하신 당신과 함께 걸어가는 일이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당신께서 내 안에서 사는 일이 아니오리까?”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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