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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엽동성당

말씀과 함께, 공동체와 더불어

사제의글

2016-01-21 13:19

연중 2주 금요일

1,765
김오석 라이문도



예수님께서 산에 올라가시어, 당신께서 원하시는 이들을 가까이 부르시니 그들에 그분께 나아왔다. 그분께서는 열둘을 세우시고 그들을 사도라 이름하셨다. 그들을 당신과 함께 지내게 하시고, 그들을 파견하시어 복음을 선포하게 하시며 마귀들을 쫓아내는 권한을 가지게 하려는 것이었다.”(마르 3,13-19)

    

예수님은 당신을 따를 충성스럽고 성실한 제자들을 부르신다. 예수님의 이 부르심에는 언제나 그 다음에 부르심을 받은 자들의 파견이 전제되어 있다. 아무런 이유 없이 심심풀이로 제자를 부르시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파견에 앞서 꼭 거쳐야 할 과정이 있다.

    

그것은 예수님과 함께 머무르면서 예수님의 일부분을 나누어 받는 분여(分與)의 과정이 필요하다. 이것이 예수님과의 만남이고 대화의 과정이고, 친교의 시간이다. 함께 머물면서 그분의 곁에 있으면서 생사고락을 함께 하지 않는다면, 온전히 그분이 누구신지를 알 수 없다. 예수님의 정체를 알아야, 그분이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그분이 어떤 세상을 이루고자 하시는지를 알 수 있고 온전한 그분의 제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모두 세례성사를 통해서 그분의 부르심을 받았고, 그 부르심에 `'하고 응답하였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그분 곁에 머물면서 그분의 향기를 마음껏 들이키고, 그분의 가르침이 무엇이며, 그분이 어떻게 사셨는지를 유심히 살펴보는 일이다. 그리고는 그대로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일이다. 이것이 파견이다.

    

그분과 더불어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우리의 기쁨과 행복은 비례하여 커진다. 기쁨이 넘치면 그 기쁨은 자연스레 밖으로 드러나는 법이다. 우리의 삶에 기쁨이 있는가? 우리의 얼굴에 예수님을 주인이며 스승으로 그리고 구세주로 모신 기쁨의 미소가 피어나고 있는가? 오늘 우리가 행하게 될 영성체에서 예수님과 하나 되는 설레임에 심장이 두근거리는가?

   

예수님은 몸소 당신의 살과 피를 우리의 양식으로 나누어 주시는 분이다. 우리는 그분을 먹고 마심으로써 양육된다. 우리 역시 수많은 우리 이웃에게, 아직 주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혹 알더라고 제대로 알지 못하고 기쁨이 없는 형제자매들에게 우리의 삶으로 그분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이 파견 받은 자의 소명이다. 우리는 모두 주님의 부르심을 받고 파견된 사람들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말씀을 전하는 일이다. 구원의 기쁜 소식을 이웃에게 전하는 일이다. 그리고 우리의 삶에 우리의 인간관계에, 또한 우리의 사회구조에 넓게 깊게 스며들어 있는 사탄의 검은 세력, 불순한 힘들과 싸워 이기는 일이다. 그 불순한 세력들을 몰아내는 일이다.

   

오늘 하루 예수님의 부르심을 알아듣고 그분의 곁에 머물면서 그분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축복을 가슴에 간직하는 하루가 되게 하자. 성체조배에 참여하는 것은 그분의 곁에 머무는 좋은 행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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