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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엽동성당

말씀과 함께, 공동체와 더불어

사제의글

2015-08-25 21:38

연중 21주 월(성 바르톨로메오 사도 축일)

2,244
김오석 라이문도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요한 1,47)

 

이 말은 나타나엘이 당신을 향하여 오는 것을 보시고 한 예수님의 말씀이다.

나타나엘은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사도 바르톨로메오와 동일 인물이다.

 

거짓 없는 사람이란 환하고 투명하다는 것이다. 겉에 보이는 그대로 속도 그대로라는 의미다. 빛 가운데 있고 빛을 향하여 걷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곁에 있으면 그 향기에 취에 나도 향기로운 사람으로 변하게 하는 그런 사람이다.

 

삶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무엇일까? 각자의 처지에 따라 다른 대답을 할 수 있겠다. 그렇지만 사람과 사람이 맺는 인간관계가 가장 어려운 일이 아닐까 생각된다. 사람이 살아가며 맞닥뜨려야 하는 모든 중요한 결정, 욕망, 행복과 불행, 생과 사의 문제는 다른 사람과 맺고 있는 인간관계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인정과 수용, 이해와 공감받길 원한다. 이런 것은 사람이 사는데 꼭 필요한 어떤 의미 같은 것이다. 이런 느낌을 받지 못하는 사람에게 죽음은 그리 낯선 실재가 아니라고 할 것이다.

 

거짓은 체면, 위선, 사기, 모략과 연결되어 있다. 그 대척점에는 진실, 정직, 투명성이 있다. 거짓은 있는 그대로를 거부한다. 무엇인가 과장하거나 숨기거나 전혀 다른 어떤 것으로 조작하는 행위다.

 

거짓이 없는 사람이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내는 사람이다.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에 두려움이나 수치가 없는 사람이다. 오히려 향기가 나는 사람이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결점과 결핍을 인정하는 겸손이 필요하다. 용기와 겸손은 끊임없는 익힘, 연습을 통해 쌓이는 덕()이다.

 

무엇보다도 거짓 없는 사람이란 오늘 나타나엘처럼 빛이신 그리스도를 향하여 나아가는 사람이다. 그리하여 언제나 빛 가운데 머무는 사람이다.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을 내려놓을 수 있을 때 더 나은 새로운 '있는 그대로'의 나로 성숙될 수 있음을 묵상하는 오늘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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