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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엽동성당

말씀과 함께, 공동체와 더불어

사제의글

2015-07-07 23:36

연중 14주 수요일

2,565
김오석 라이문도

열두 사도의 이름은 이러하다. 베드로라고 하는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아, 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요한, 필립보와 바르톨로메오, 토마스와 세리 마태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와 타대오, 열혈당원 시몬, 그리고 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 이스카리옷이다.”(마태 10,2-4)

 

열두 제자와 열두 사도는 같은 인물들을 지칭하지만, ‘열두 제자는 역사의 예수님과 동고동락하면서 그분의 가르침을 받는다는 측면이 강하고, 열두 사도는 예수님께서 부여하신 선교사명에 따라 복음을 선포한다는 복음 선포의 사명을 부각시킨 명칭이다.

 

사도(使徒)는 한자로 심부름꾼 使에 무리 이다. 예수님의 심부름꾼들이라는 뜻이다.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하신 일을 그대로 전하는 심부름꾼이다. 그분의 말씀, 행동을 그대로 따라함으로써 이 세상에 예수님이 누군지 보여주는 사람이다. 예수님이 하지 않은 일을 제자들이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 사도(使徒)라는 단어에 담겨 있다.

 

12제자는 이스라엘의 12지파를 상징한다. 이스라엘이 12지파로 구성되었음 같이 12제자는 예수님의 깃발 아래 모여드는 새로운 이스라엘의 기둥을 상징한다. 그러나 새 이스라엘의 기둥이 될 제자들의 면면은 지극히 평범하다. 평범하다 못해서 당시 사회의 지탄을 받던 이들까지 포함되어 있음을 눈여겨봐야 한다. 갈릴래아의 어부들과, 세리, 열혈당원 등이 제자단의 중심에 있다.

나중에 예수님을 배신했다 뉘우친 베드로, 유다처럼 결국 예수님을 배신하고 자살한 이도 있었다. 예수님의 오른편과 왼편으로 상징되는 자리를 탐했던 권력 지향적인 이도 있었다.

오늘날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제자단을 구성하는 12명의 사도들을 통해 비춰볼 수 있을 것이다.

 

예수님의 제자로 부름 받은 나는 과연 사도로서의 삶을 충실히 살고 있는가?

혹 나는 세관에서 돈 세기에 정신없던 마태오처럼 내 주머니 속 돈이 얼마나 되는지에 온통 관심을 두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

나는 과연 예수님을 등지고 모른다고 한 뒤(예수님을 잊고 예수님 없는 것처럼 살거나, 죄를 짓고서) 뼈를 깎는 심정으로 아파하고 뉘우치며 새 희망을 찾는 사람인지, 아니면 포기하고 어둠 속에 납작 엎드려 세상이 주는 위로와 안락함 속에서 서서히 죽어가는 사람은 아닌지 가늠해 보았으면 한다.

 

우리 모두 예수님의 참된 심부름꾼이 되어 그분의 가르침과 그분의 삶과 그분의 십자가와 부활을 전하고 증거 하는 사도가 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돌아보는 오늘 하루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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