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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엽동성당

말씀과 함께, 공동체와 더불어

사제의글

2015-06-13 00:57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성심 기념일(6.13일 토)

2,420
김오석 라이문도

네 아버지와 내가 너를 애타게 찾았단다.”(루카 2,48)

 

애타는 마음을 묵상합니다.

절실하고 소중한 것에 대한 그리움입니다.

목숨과도 같은 자식을 잃어버린 어미의 마음입니다.

함께 하였던 사랑이 사라져 버렸음에 대한 안타까움입니다.

심장이 말라버리고 창자가 뒤틀리는 아픔입니다.

 

잃어버림은 삶의 본질적인 요소입니다.

늘 우리와 함께 하는 것입니다.

잃어버리지 않으면 다시 찾는 기쁨도 없습니다.

놓아버림이 새로움을 가져오는 표지입니다.

철없던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전혀 다른 모습으로 드러나는 놀라움입니다,

언제나 곁에 변함없는 모습으로 남아 있으리라 믿었던

사랑하는 이의 떠나감입니다.

 

떠나가는 사랑을 아쉽지만 놓아버려야 하는 이유입니다.

내게 가장 소중한 것이 실은 구름 같은 것이라는 깨달음이 필요합니다.

떠나보내고 놓아버리면 더 소중한 것이 다가옵니다.

눈앞의 것만을 생각하면 좁쌀 같은 마음만 커지고

멀리 바라보면 넉넉한 빈 가슴이 부끄럽지 않습니다.

잃어버림이 되찾는 충만임을 왜 모르고 살아가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은 단 한순간도 사라짐을 견디지 못합니다.

애타는 그리움이

충만을 향하는 열망만이 되찾는 기쁨을 선사합니다.

사랑은 열망입니다.

사랑은 다시 처음의 열망으로 되돌아가는 반복과 인내의 다른 말입니다.

열망 없는 기대, 인내 없는 성취는 허상입니다. 가짭니다.

 

우리들의 마음이

잃어버린 아들 예수님을 찾아나서는

간절한 성모님의 마음과 하나 되길 간구합니다.

없음에 눈길 주지 않고

되찾음에 온 마음 기울이는 그곳에

놀라움과 깨달음이 솟아납니다.

 

성모님은 잃었지만 멈추지 않았고

한 발 앞으로 나아감은

새로운 세상을 향한 희망이었습니다.

다시 찾음은 희망의 결과이지만

충만은 간직함의 열매입니다.

 

잃어버림에 주저앉지 않고 되찾는 기쁨에 마음을 둠으로써 충만한 기쁨을 누리는 하루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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