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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엽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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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글

2015-05-26 15:40

연중 8주 화요일

1,026
김오석 라이문도

첫째가 꼴찌 되고 꼴찌가 첫째 되는 이가 많을 것이다.”(마르 10,31)

 

하느님의 셈법은 이 세상 우리들의 셈법과는 다르다. 세상에서의 순서가 그 분 앞에서까지 그대로 통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스펙 약하고 가진 것 없고 배경 없어 어깨 펴고 살기 어려운 이 시대의 '루저'라 하더라도 주님의 눈에는 전혀 다른 존재일 수 있다는 말이다.

'반면 내가 가장 잘나가!'하며 자신 있게 가슴 펴고 산다 하더라도 주님의 눈에는 실패한 '루저'일 가능성이 많다는 것은 위로가 된다.

 

부족하고 실패의 연속인 삶일지라도 올곧은 마음, 타자를 배려하는 여유와 연민을 놓치지 않는다면 그는 충분히 복음적이다.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실망과 좌절이란 불신의 대표적 표지이고 성령을 아프게 하는 죄다.

 

가장 앞설 때 삼가하고 뒤처진 이들에 대한 배려에 세심할 수 있다면 좋겠다.

주님의 '뒤로 돌아 갓!'이라는 명령 한마디면 처지가 뒤집어 지는 것은 눈 깜짝할 사이다. 하느님은 역전의 하느님이시고, 새옹지마의 하느님이심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늘의 현실이 나를 아프게 하고, 고통스럽게 밀어붙여도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고 미소 짓는 여유와 기다림의 미덕은 결국 그분의 선택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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