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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엽동성당

말씀과 함께, 공동체와 더불어

사제의글

2015-05-23 01:33

부활 7주 토요일

2,159
김오석 라이문도

베드로가 돌아서서 보니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가 따라오고 있었다.” (요한 21,20)

 

어제 복음의 마지막인 2119절에서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나를 따라라.”고 하셨다. 따르는 자는 인도하는 자를 앞세우고 한 눈을 팔아서는 안 된다. 다른 곳에 정신을 파는 순간 길을 잃고 헤어나기 힘든 늪에 빠지기 쉽다. 베드로는 금방 마음이 산란해진다. 이유는 예수님께서 자신보다 사랑했다고 생각되는 다른 제자 역시 예수님의 뒤를 따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를 보려고 뒤돌아본다. 예수님께서 자신들을 사랑하는 사랑의 크기에 대해 경쟁심 내지는 질투가 생겨난 것인가?

그리고는 예수님께 묻는다. “주님, 이 사람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예수님의 답변은 이렇다. “그가 죽든 살든 도대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다른 사람이 나보다 더 주님의 사랑을 받든, 나보다 더 오래 살건, 혹 나보다 더 단명하건 그것은 궁극적으로 나의 일은 아니다. 더 나아가 그가 나보다 더 부유하건 혹 나보다 더 잘생겼고 건강하고 심지어는 나보다 더 믿음이 좋다고 한들 관여할 바 아니다.

 

오직 나는 나 자신과 스승이신 예수님과의 만남과 관계에 관심 두고 신경 쓰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어떻게 하는 것이 그분의 뒤를 잘 따라 가는 것인지, 그분의 뜻에 합당한지 그분을 사랑하는 것인지를 노심초사 고민하고 걱정하는 것으로도 우리 각자의 인생은 충분하고 버겁다.

 

오직 주님을 따르기 위해 오늘 내가 짊어져야 할 십자가가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알고 기쁘게 그것을 어깨에 둘러메는 일, 그리하여 그 누구도 내게서 빼앗아갈 수 없는 주님과 나만의 비밀을 쌓아가는 행복을 누릴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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