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엽동성당

말씀과 함께, 공동체와 더불어

사제의글

2015-05-17 23:46

부활 7주 월요일

1,516
김오석 라이문도

너희가 나를 혼자 버려두고 저마다 제 갈 곳으로 흩어질 때가 온다.”(요한 16, 32)

 

저희는 스승님께서 하느님에게서 나오셨다는 것을 믿습니다.”(16,30) 제자들의 자신에 찬 고백이다. ‘이제야 저희는 당신이 누구신지 알았습니다!’

 

감 잡았어!’ ‘느낌 아니까!’와 같은 유행어 안에 담긴 의미는 뭔가 새로운 깨달음에 대한 감탄이다. 제자들은 이제야 예수님의 근원에 대해, 그분이 하느님으로부터 오신 분임을 알았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감()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 느낌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일은 몸이 뒷받침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느낌은 느낌일 뿐!

 

바로 이어지는 예수님의 말씀은 감 잡았다는 제자들을 얼어붙게 하는 말씀이기 때문이다. '너희가 나를 홀로 버려두고 다 도망갈 것'이라는 것이다.

 

깨달음이 마음속에만 갇혀 있다면 그것은 깨달음이 아니라 그저 관념, 생각일 뿐이다. 깨달음이 참이기 위해서는 그것이 몸을 통해 구체적 현실에서 행동으로 옮겨져야 한다. 기도가 완성되려면 기도의 내용이 삶에서 실행될 때라는 말과 통한다.

 

사람이란 그리 믿을 존재가 못된다. ‘영원히 변치 않을 사람이란 단정은 진리가 아니다. 아니 오히려 사람은 변해야하고 변하는 것이 진리다. 다만 변화의 방향이 옳은 방향이기를 소망해야 한다.

 

그러므로 매일의 좋은 감과 느낌, 소위 깨달음이 매일의 정행(正行)으로, 그리고 그 정행이 좋은 습관이 되고, 좋은 습관이 덕()이 되어 내가 변화할 때, 우리는 하느님에게서 오신 예수님을 홀로 두고 도망치지 않을 것이고, 이 때문에 세상에서 고난을 겪겠지만, 결국 내가 세상을 이겼다!”고 선언하신 예수님과 함께 우리도 세상을 이겨내고 이 세상의 언덕을 넘게 될 것이다. 아멘.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